Anything els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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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림Anything else..?/book 2013. 3. 24. 23:12
햇빛 비치는 길을 걷는 것과 그늘진 글을 걷는 것, 어느 길을 좋아하지? 내가 한 사랑이 그랬다. 햇빛 비치는 길과 그늘진 길. 늘, 두 길 가운데 어느 길을 걸을까 망설이고 또 힘들어했다. 공존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못했다. 두 길 다 사랑은 사랑이였는데, 두 길 다 내 길이었는데 왜 그걸 두고 다른 한쪽 눈치를 보면서 미안해하고 안절부절했을까? 지금 당장 먹고 싶은 것이 레몬인지 오렌지인지 그걸 모르겠을 때 맛이 조금 아쉬운데 소금을 넣어야 할지 설탕을 넣어야 할지 모르겠을 때 어젠 그게 분명히 좋았는데, 오늘은 그게 정말로 까닭 없이 싫을 때 기껏 잘 다려놓기까지 한 옷을, 빨랫감이라고 생각하고 세탁기에 넣고 빨고 있을 때 이렇게 손을 쓰려야 쓸 수 없는 난감한 상황이 오면 떠나는 거다. ...이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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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의 시대Anything else..?/book 2008. 5. 21. 22:03
이봐요, 와타나베, 날 좋아해요? 물론이지. 그럼 내 부탁을 두 가지만 들어줄래요? 세 가지라도 들어주지. 그녀가 웃으면서 고개를 저었다. 두 가지면 그만이예요. 두가지면 충분해요. 하나는 당신이 이렇게 날 만나러 와준 것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줬으면 해요. 정말 기쁘고, 정말 구제받은 것 같아요. 혹시 그렇게 보이지 않았다 해도 말이예요. 또 만나러 올꺼야. 다른 하나는 뭐지? 나를 꼭 기억해 주었으면 해요. 내가 존재해서 이렇게 당신 곁에 있었다는 사실을 언제까지라도 기억해줄래요? 물론 언제까지라도 기억하지 하고 나는 대답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