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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밥 같이 드실래요..?
    YUMMY™/what's on younr mimd...? 2010. 3. 31. 21:16
     요즘들어 가끔 혼자 요리를 하곤 한다. 늦은 시간의 퇴근과 여러가지 약속들, 그리고 주말의 피로때문에 귀찮아했던 일이었는데 생각해보니 돈을 벌기 시작하고 바쁘다는 핑계로 바깥 음식에 길들여지기 전까지는 나름 소질이 있다고 느끼기도 했었고, 또 초등학교 시절에는 앞치마와 수건을 머리에 쓰고 어설픈 음식솜씨를 발휘하며 뿌듯해 하던 기억도 어렴풋이 나는 듯.

     아무튼 지난 주말엔 이런 저런 몇가지 이유에서 간단히 만들 수 있는 와인 안주에 도전. 평소 가입해 놓고 잘 가지 않던 한 요리 카페에 들어갔다가 마음에 드는 안주를 올려주신 고마운 분의 레시피를 따라하기. ㅋㅋ 메뉴는, 예전에 몇 번 했었던 엣지감자구이, 새콤달콤 와인안주로 그만이었던 발사믹 식초에 버무린 토마토튀김, 훈제연어무스 그리고 레몬향이 풀풀나는 샐러드.. 였으나.. 레몬향이 풀풀나는 드레싱 만들기에 실패한 관계로 토마토 튀김의 국물이 드레싱으로 바뀌는 사태가 벌어짐.. 그렇지만 생각보다 잘 만들어져서 감기기운에 몸살에 힘들었던 마음까지도 조금 누그러지는 것 같았다.

     레시피를 올려주신 분의 블로그까지 따라 들어갔다가 마침 그 분도 의료직에 종사하시는 분이라는 걸 알게 되어 왠지모를 친근함이 느껴졌을 뿐 아니라, 포스팅하신 여러 요리와 사연들을 읽어내려가다보니 음식을 만든다는 것이 마음을 참 따뜻하고 행복하게 하는 일이라는게 느껴진다. 잘 만드는 것, 맛있게 만드는 것도 좋겠지만, 같이 먹을 사람, 혹은 누군가를 위해 가지런히 칼질을 하고, 보글보글 무언가를 끓이고 하는 일련의 과정, 그리고 그 음식을 그 상대방이 맛있게 먹어줄 때의 행복함. 난 그런 것들을 많이 잊고 살았던게 아닐까.. 하는 생각. 하긴, 한동안은 혼자 밥먹는 날들의 연속이었기 때문에 그런 생각조차 하지 않았지만.. 어지럽게 정리 안된 부엌을 바라보며 언젠가는 나도 누군가에게 맛있는 엔초비 파스타나 낚지볶음, 혹은 육회 한접시에 소주 한잔을 곁들여 낼 수 있는 일들이 생길 거라고, 그런 마음에 그냥,, 참 많이 누그러졌던.. 주말.. 

     이번 주말에는 요리해 줄 누군가가 없다고 하더라도, 일주일 잘 살아낸 나에게 맛있는 밥 한끼, 근사하게 만들어줄 생각이다. ...그게 혼자 마시는 소주 한잔으로 이어지지 말아야 할텐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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