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들어..

..가끔... 치매에 걸린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저녁을 먹었는지, 점심 메뉴는 뭐였는지, 무얼하려고 사물함을 열었는지 한참 멍하니 생각하다 결국 잊어버렸다는 사실조차도 잊어버릴 때가 많아졌으니까. 잊어버려할 것들에 대해 너무 스스로를 다그쳤던 것일까.. 하지만 기억하지 말아야 할 것은 문신처럼 선명하게 새겨져 있고, 잊지 말아야 할 것들은 돌아보는 사이 흔적 남지 않게 사라져버린다.. 그리고 나는 내가 어떤 사람이었는지도.. 잘 기억나질 않는다.. 

..내가 누군지 기억해줄.. 그래서 나일 수 있게 했던 이는 더이상 곁에 없다.. 겨울 밤 굴 한접시에 소주 한병을 기울이는 것도, 지친 일과 후 하루를 끝내며 먹는 삼겹살도, 새벽녘 훌쩍 나서던 여행길도.. 이제는.. 기억조차 나눌 수 없는..  시간일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