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봐요, 와타나베, 날 좋아해요?
물론이지.
그럼 내 부탁을 두 가지만 들어줄래요?
세 가지라도 들어주지. 그녀가 웃으면서 고개를 저었다.
두 가지면 그만이예요. 두가지면 충분해요.
하나는 당신이 이렇게 날 만나러 와준 것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줬으면 해요.
정말 기쁘고, 정말 구제받은 것 같아요.
혹시 그렇게 보이지 않았다 해도 말이예요.
또 만나러 올꺼야. 다른 하나는 뭐지?
나를 꼭 기억해 주었으면 해요. 내가 존재해서 이렇게 당신 곁에 있었다는 사실을 언제까지라도 기억해줄래요?
물론 언제까지라도 기억하지
하고 나는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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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코에게도, 와타나베에게도, 미도리에게도, 레이코여사에게도, 기즈키나 혹은 하쓰미에게도..
조금쯤 모습을 감추고있는 내가 있었다...
열 여덟에 읽었던 상실의 시대와.. 서른이 넘어 읽는 상실의 시대.
그 시간의 거리만큼.. 애쓰고, 사랑하고, 미워하고, 또 무언가를, 누군가를 잃어버린 날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