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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끌림
    Anything else..?/book 2013. 3. 24. 23:12
     
    햇빛 비치는 길을 걷는 것과 그늘진 글을 걷는 것,
    어느 길을 좋아하지?
    내가 한 사랑이 그랬다.
    햇빛 비치는 길과 그늘진 길. 늘, 두 길 가운데
    어느 길을 걸을까 망설이고 또 힘들어했다.
    공존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못했다.
    두 길 다 사랑은 사랑이였는데, 두 길 다 내 길이었는데
    왜 그걸 두고 다른 한쪽 눈치를 보면서 미안해하고 안절부절했을까?
     
    지금 당장 먹고 싶은 것이 레몬인지 오렌지인지 그걸 모르겠을 때
    맛이 조금 아쉬운데
    소금을 넣어야 할지 설탕을 넣어야 할지 모르겠을 때
    어젠 그게 분명히 좋았는데, 오늘은 그게 정말로 까닭 없이 싫을 때
    기껏 잘 다려놓기까지 한 옷을,
    빨랫감이라고 생각하고 세탁기에 넣고 빨고 있을 때
     
    이렇게 손을 쓰려야 쓸 수 없는
    난감한 상황이 오면 떠나는 거다.
     
    ...이병률, 끌림.


    ..오랜만에 다시 뒤적거리는 책장. 꽤 오래전 이야기 인데도.. 그때의 감정이 그대로 되살아나는걸 보니.. 나는 성장을 멈춘채로 여전히 같은자리에 얼음처럼 서 있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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