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foreeve 2013. 3. 13. 04:38

일이 다 끝나고 잠시 쇼파에 눕는다는게 두 시간을 비몽사몽, 

잤다기 보단 침울한 환타지 영화 속을 헤메는 듯한 느낌.

한없이 몸을 빨아들일 것 같은 차고 딱딱한 쇼파에서 

물먹은 솜처럼 무겁기만 한 몸을 일으켜보니

느즈막히 시작된 lung transplantation 탓인지 

레지던트고 인턴이고.. 꽤 오랫동안 인기척이 없는 의국.

멍하니 앉아  무언가 따뜻하고.. 안정적인 느낌을 떠올리며 

목 뒤쪽에 습관적으로 손을 대어보지만 무언가 허전하고 차가운 감각.

여전히 내 손은 참, 언제나, 차구나. 

코 끝에, 목덜미에 느껴지는 선뜻함을 언제나 싫어했었는데.

늦은 시간의 비 오는 퇴근길은 길고, 멀고, 또 머리 속을 복잡하게 만들어버렸다. 


이.. 비가 그치면.. 하늘이 개이는 것 처럼.. 

머리 속도.. 맑아질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