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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날, 호되게 앓다..
    YUMMY™/what's on younr mimd...? 2009. 4. 15. 19:29
    일주일 내내, 초여름처럼 날씨가 좋았더랬다. 팔랑팔랑, 몸도 마음도 날아갈 것 처럼 괜히.
    그리고 그 좋던 날씨가 흐릿해지면서 만개했던 꽃들이 떨어지기 시작 할 무렵, 낙화가 아쉬웠던 것일까, 아프다는 걸 알아차리기도 전에 침대에 눕게 만들어버린 호된 몸살.
    한 삼일 밤낮을 열에 들떠 온갖 고생을 하고난 후 조금은 가벼워진 몸을 일으킨 오늘, 간만에 비가 내렸다.
    그간의 건조함을 시위라도 하듯 여기저기에 났었던 산불과 메말라버린 땅을 적시기엔 부족하다 싶은 양이었지만, 어쨌든.
    내가 좋다고 매일 햇빛 쨍한 날이면 결국은 땅이 갈라져버리는 것 처럼.. 매일이 온갖 꽃들로 가득한 봄날이면 황사와 꽃가루에 알러지와 아토피만 늘어가겠지. 그리고 마지막엔 '지긋지긋한 봄'이 되어버려 더이상 샤랄라한 기분도, 무언가 새로 시작될 것같은 설레임도 없어질테니.. 아쉽지만 올해는, 이걸로 안녕.

    ..그렇게 또 한 계절을 보낸다. 단지 환절기에 지나가는 감기가 아닌.. 몸과 마음으로 심하게 앓고 난 후 보내는. 꽃들이 지고나면 초록색의 잎들이 그 자리를 대신 하는 것처럼, 새로 시작하는 계절에 나는 좀더 깊은 초록색이 되어 있겠지..  그리고 다음 봄, 나는 또 설레일 것이다. 지난 봄을 안타까워하지 않을만큼 가장 빛나는 봄의 중심에서.. 충분히 설레이고.. 또 충분히 아파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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